재외국민 특별전형 서류전형에 관하여 - (2) SAT/AP/IB 성적
19 Feb 2017고등학교를 수석(summa cum laude)이나 차석(magna cum laude)으로 졸업하는 학생은 한 고등학교에서 2명뿐이고, 우등(cum laude)으로 졸업하거나 매 학기를 우등생(honors student)로 마치는 경우도 소수에 불과합니다. 결국 내신 성적만으로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 그리고 연세대/고려대/서강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합격하는 것은 극소수 학생에게만 해당됩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닌 학생들이 역전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영역이 바로 (2) 국제 공인 대학 입학 자격 시험(SAT, AP, IB)의 성적입니다.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이 SAT와 AP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많지만, 내신 성적과 SAT와 AP 성적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보다 비록 내신 성적은 최상위권이 아니지만 특정한 분야에 우수한 학생들이 더 좋은 SAT와 AP 성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me의 경우에는 내신 성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신 성적 자체가 IB 성적이 됩니다. 2016학년도 입시까지는 대체로 IB 6과목에서 7점 만점을 받아 총점 42점 정도가 되면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 연세대/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SAT나 AP가 없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1) 내신 성적과 (2) 국제 공인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IB 성적이 둘 다 우수하기 때문에, 굳이 (3) 현지어 실력을 고려할 필요 없이, (4) 비교과 활동(extra-curriculum activities)이 어느 정도 수준에만 도달하면 합격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두고 경쟁에 경쟁을 거듭하는 팽창의 시대(the age of inflation)이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IB에서 6~7과목을 공부했지만, 성적이 5~7점이 나와 총점 40점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SAT에도 응시하여 SAT 성적을 제출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다닌 학교에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me이 없거나, 졸업하기 전에 귀국하여 IB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무조건 SAT에 응시하여 SAT 성적을 제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Scholastic Assessment Test)는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민사고나 용인외고나 영재고나 과학고나 외고의 유학반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던 시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시전형에서 공인 영어 시험 성적을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전에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전형에 도전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응시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 연세대/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물론이고,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응시하려는 학생까지 반드시 제출해야만 하는 필수 성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IB 총점이 42점이 넘는 학생들까지도 SAT 성적이 없으면 불안한 상황이 되고, 벌써 몇 년 전부터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과 연세대/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 중에서 의과대학은 IB 총점 42점 이상은 기본이고, SAT 1600점 만점에 1550점 이상과 AP 5~10 과목에서 5점 만점의 성적을 제출하지 않으면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7학년도 입시부터는 의과대학이 아닌 경우에는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과 수시전형과 연세대/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SAT 1500점 이상,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는 SAT 1450점 이상이 지원 가능한 성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합격을 자신하려면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과 연세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SAT 1550점 이상,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SAT 1500점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2017학년도 입시부터 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의 재외국민 특별전형 서류전형에 합격하기 위한 SAT 성적과 IB 성적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는 IB Diploma Programme 6과목에서 40점을 받은 학생이 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서 탈락했고, SAT 1470점을 받은 학생이 중앙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과 재외국민 특별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제는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과 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내신 성적과 IB Diploma Programme 성적으로는 부족하고, SAT 성적은 물론 지원하는 전공 분야와 관련된 AP 성적까지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말씀 드린 것처럼 SAT 성적은 IB 성적이나 내신 성적과 정비례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신 성적과 IB 성적은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잘 해내는 학생에게 유리하지만, SAT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기 나름대로 책을 읽고 생각을 많이 한 학생에게 유리합니다.
대학 입장에서 보면 내신 성적과 IB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 못지 않게 SAT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고시나 공인 회계사 시험이나 국립 외교원 시험 같은 각종 국가고시에 합격하거나 법학 전문 대학원에 진학할 가능성이 더 높은 학생은 S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의 사립대학은 이러한 국가고시나 법학 전문 대학원 합격생 숫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에 SAT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다닌 해외 고등학교가 국제 학교(international school)가 아니어서 IB Diploma programme을 이수할 수 없었거나 일찍 귀국하는 바람에 IB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 입장에서는 SAT 성적을 중시하는 대학의 선발 방침이 커다란 구원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내신 성적이 부실한 학생도 SAT를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받으면 충분히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 서류전형에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New SAT에서는 에세이(essay)가 선택이기는 하지만,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과 연세대/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은 물론,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도 응시하여 반드시 성적을 받아두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요즘은 팽창의 시대이기 때문에 설혹 만점이 아니라도 에세이 성적을 제출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는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New SA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SAT 공략법 – (1) 개요”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이 정도면 SAT의 중요성은 충분히 납득하였을 것으로 믿고, AP(Advanced Placement)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원래 AP는 미국 대학으로부터 단순히 입학허가서(admission)을 받는 것을 넘어 장학금(scholarship)을 받기 원하는 학생이 응시하는 시험입니다. AP는 대학 1~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전공 기초 과목을 고등학교 시절 미리 이수하여 응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지원 학생의 학문적 성숙도와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시험입니다.
AP는 English Language, English Literature, World History, European History, US History, Comparative Government and Politics, Microeconomics, Macroeconomics, Human Geography, Psychology, Calculus, Statistics, Computer Science, Physics, Chemistry, Biology, Environmental Science, Music Theory, Art History, Latin, German, French, Spanish Language, Spanish Literature, Italian, Chinese, Japanese 등의 과목이 있습니다.
어떤 학생이 내신 성적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해도, SAT와 AP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이유는 대학에서는 전공 분야별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서울대 수시전형이나 연세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의과대학에 지원하고 싶은데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인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저와 함께 공부하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등학교 때부터 인지 과학(cognitive science)에 관심을 지녀왔고, 장차 대학에 입학하여 뇌 과학(brain science)을 공부하고 싶다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AP Chemistry, Biology, Calculus, Statistics, Computer Science, Language, Psychology 등의 7과목에서 5점 만점의 성적과 SAT 2400점 만점에 2350점의 성적을 제출해서 연세대 의과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이렇듯 대학에서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가 확실하고, 이에 관련된 AP 과목을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 단지 우리나라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재외국민 특별전형뿐만 아니라 미국의 Ivy League 대학이나 영국의 Oxbridge에도 합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연변에 사는 조선족 학생이 5년 동안 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마다 우리나라에 와서 저와 함께 SAT와 AP를 공부하였고, SAT 2400점 만점에 2370점과 AP 5과목(World History, Microeconomics, Macroeconomics, Calculus, Psychology)에서 5점 만점을 받아 일본의 동경대학 경제학부에 합격한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우리나라의 식당에서, 아버지는 우리나라의 공사장에서 일하셨지만, 이 학생은 단 한번도 자신의 환경이 불우하다고 탓한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매번 방학 때마다 SAT와 AP라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주시는 부모님께 정말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학생이 자신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차별 받는 것을 지켜보지 않았더라면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이나 수시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 이 글을 읽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어떤 환경에서도 SAT와 AP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AP의 모든 과목은 네 영역에서 각각 어떤 논점에 대해 문제가 나올지 미리 공개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방대한 논점에 대해 미리 자신의 답안을 작성해보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 과목에 관심과 흥미가 있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AP는 문학과 역사 과목(English Literature, World History, European History, US History)을 제외하고는 읽어야 할 교과서가 1~2권, 많아야 3권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교과서 한 권이 보통 1,000페이지 정도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특정 분야에 관심과 흥미가 있고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있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이나 시사 잡지보다는 대학의 전공 교과서가 훨씬 더 쉬운 영어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AP를 5~6과목 정도 공부하다 보면, SAT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시험 보기 전에 기출 문제 몇 세트만 풀면서 출제 방향에 대해 이해만 해도 New SAT 1600점 만점에 1500점 이상은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학의 전공 교과서를 읽어 나가다 보면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영국식 교육을 실시하는 국제학교를 졸업하여 IB 성적을 받았거나, 졸업은 못했지만 IB를 공부해본 적이 있는 학생이라면 IB에서 조금만 더 깊이 공부하면 바로 AP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1~2학년 때 배우는 내용은 실제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미적분 1/2>,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고급 수학 1/2>, <물리 1/2>, <화학1/2>, <생명과학 1/2>, <경제>, <정치와 법>보다 더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시전형이나 정시전형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영어만 극복하면 AP 6과목에서 5점 만점을 받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AP에서 5점 만점을 받지 못했다고 크게 부끄러워하며 성적 제출을 망설이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AP에서 3점을 받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흥미와 관심을 지니고 자신의 전공 분야를 미리 탐색하는 도전 정신과 열정을 지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사실 AP 3점이면 보통 정도의 수준이고, 대학 학점으로는 “C”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특정 과목에 대해 이 정도 지식을 쌓은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받은 성적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제출하기 바랍니다.
결국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입학하는 것은 공부 분량과 수준으로 볼 때 수시전형이나 정시전형이나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공부 분량이나 수준이면 미국의 Ivy League 대학이나 영국의 Oxbridge에도 충분히 입학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AP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이들 대학도 서울대 글로벌인재 특별전형/수시전형이나 연세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도의 SAT와 AP가 필요합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에게 부디 자신이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수준에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하여 최소한 우등생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당부와 함께 관심과 흥미가 있는 분야의 AP 공부와 더불어 SAT를 반드시 공부하라는 당부를 전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3) 현지어 구사 능력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 추기 : 본문의 내용, 특히 각 대학에 지원 가능하고 합격 가능한 SAT 성적을 2018학년도 입시, 즉 2017년도 기준으로 수정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