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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글 잘 쓰는 법 (2) - 수사란 무엇인가

“고대(the Ancient)”라는 인류 역사의 시기를 가장 잘 요약하는 말은 끊임없는 “전쟁(warfare)”입니다. 중국의 유명한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는 물론 근동(Near East)이나 유럽이나 인도 모두 전쟁이 한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했습니다. 고대 헬라스와 로마에서도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었습니다. 고대 사회의 왕과 귀족이 모두 전사(warrior) 출신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특히 전차(chariot)을 중심으로 한 전쟁은 전차를 마련할 수 있는 돈 많은 귀족이 두각을 나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발전하면서 고대 헬라스와 로마에서는 중무장보병(hoplite)을 기반으로 전쟁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기 돈을 들여 갑옷과 투구와 방패와 창과 칼로 무장하고 공동체를 위한 전쟁에 참여한 평시에는 농민이고 전시에는 병사로 활약한 농민-병사(peasant-soldier)가 공동체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습니다.

이전까지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왕과 귀족을 제치고 고대 헬라스와 로마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농민-병사가 바로 시민의 원조인 셈입니다. 이렇게 시민 중심의 사회가 성립되면서 아테네와 공화정 시대의 로마를 중심으로 소위 말하는 민주주의(democracy)가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시민이 모든 공동체의 주요 안건을 스스로 결정하고, 재판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회 조직이 시민 중심으로 짜여지자 민회(comitia)와 법정(court)에서 다른 동료 시민의 생각과 행동을 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모든 사람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공동체의 존망이 달린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의무를 이행하여 시민의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은 모두가 평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평등한 시민들이 각자 자기 마음대로 공동체의 주요 안건을 결정하고 법정에서 재판을 하게 되면 사회 자체가 붕괴될 것입니다.

평등한 동료 시민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 역시 올바른 해결책이 아닙니다. 고대 헬라스에 등장한 참주(tyrant)가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것은 역사의 교훈입니다. 결국 동료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말로서만 가능합니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시민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나누어야 하고, 그 책임과 의무를 나누는 방법으로 공적인 일(res publica)에 말로 참여하는 길이 제시된 것입니다.

공적인 일에 말로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공동체에 대한 시민의 책임과 의무만은 아니었습니다. 공적인 발언(oratory)을 통해 공적인 일에 참여하는 연설가(orator)는 권력과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법안을 통과시키고, 칙령을 반포하고, 전쟁을 선포하고, 군대의 사령관을 임명하고, 토지를 재분배하는 공동체의 모든 것이 민회에서 결정되었기 때문에 주장(argument)과 설득(persuasion)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그 자체로 힘이 되었습니다.

법정에서도 시민들은 서로가 서로를 기소하고, 스스로 방어하고,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 판결을 내려야만 했기 때문에 말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시민 법정에서 정적을 추방하여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연설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 바로 “수사(rhetoric)”였습니다. 물론 유럽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수사의 대가와 수사학을 정립한 학자들은 이런 형태의 수사를 경멸하고, 진정한 수사가 무엇인지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연설가의 말을 위한 것이지만, 말과 글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입니다. 훌륭한 연설가의 말을 받아쓰면 그 자체로 훌륭한 글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분리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은 말과 글이 같은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말을 할 때는 물론 글을 쓸 때도 다음의 설명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공동체의 공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은 오로지 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고대 헬라스와 로마 사람들의 생각이었고, 이러한 생각이 바로 오늘날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 말에 관한 탐구이자 인식체계가 바로 수사학 입니다. 이 수사학에 대해 논의를 전개한 서양의 고대 학자는 수없이 많지만, 일단 소크라테스의 주장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을 변호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수사는 최고의 부정의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한마디로 수사학은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설득을 위한 매개(medium)와 근거(evidence)를 발견하는 기술(techne)이 수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소크라테스는 로고스는 이성(ratio)이자 말(oratio)이고, 이 로고스를 통해 인간의 문화가 창조되고 유지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 로고스를 올바로 습득하는 과정이 수사학 학습 과정이고, 이런 면에서 수사학은 인간 교육의 핵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키케로는 완벽한 연설가(orator perfectus)가 되기 위해서는 (1)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식, (2)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 (3) 주제와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키케로는 수사학에서 지식과 도덕과 언어라는 인간다움(humanity)을 나타내는 모든 요소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학을 인문학(studia humanitatis)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106~43 BCE)는 고전 시대 수사학을 집대성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서양 문명사에 길이 전해지는 명연설을 남긴 완벽한 연설가였습니다. 키케로에 따르면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말하는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것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없다면 당연히 말을 할 수 없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고 해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하면 또한 말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TOEFL, SAT, AP, 경시대회, 입학시험 등에서 글쓰기를 할 때,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주어진 논제(論題, topic)는 명확한데, 그 논제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면 당연히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글의 주제(主題, theme)로 부각시키는 것 입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쓰기 전에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논제 대해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명확한 주제를 정하고 나면, 어떻게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 을 세워야 합니다. 연설문이나 논설문의 목적은 말을 듣고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키케로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1) 이성과 논리를 사용하여 신뢰를 주거나 , (2) 감정에 호소하거나 감동을 주어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론과 결론에서는 마음을 움직이고, 본론에서는 신뢰를 얻기 위해 논리적으로 말하라고 충고합니다.

이러한 키케로의 충고가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고, 키케로 자신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형식으로 말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하지만,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조언입니다. 특히나 SAT의 에세이는 연설문이나 논설문을 제시하고 화자가 어떤 식으로 말을 하고 있나를 분석하는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수사학 전통을 알아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서두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나 세상에 떠도는 풍문 같은 간략한 에피소드를 꺼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시작은 바로 청중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것 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청중이나 독자가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유도하는 셈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먼저 기꺼이 말을 듣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작은 무척 유용합니다.

그러나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100~44 BCE)는 자신의 <갈리아 전기(The Gallic War)>를 “전체 골 지방은 세 지역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벨가족이 거주하는 곳이고, 두 번째는 아키텐족이 거주하는 곳이고, 세 번째는 스스로 켈트족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골족이라 부르는 부족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들은 언어와 생활 방식과 법률의 측면에서 서로 다르다. (The whole of Gual is divided into three parts, one of which the Belgae inhabit, the Aquitani another, and the third a people who in their own language are called ‘Celts’, but in ours, ‘Gauls’. They all differ among themselves in respect of language, way of life, and laws.)” 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한마디로 서두 없이 곧장 본론으로 직행하는 것이지요.

키케로와 카이사르는 정치적으로도 반대 입장에 서 있었지만, 수사학에서도 입장이 달랐습니다. 누가 더 훌륭한가를 떠나서 어떤 서두로 시작하든지 말과 글은 시작에서부터 청중과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어떻게 시작했든지 상관없이, 본론에서는 육하원칙(六何原則, five W’s and one H)에 따라 사실을 설명(narration)하고,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논증(demonstration)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논박(refutation)해야 합니다.

설득을 위한 연설문과 논설문에서 문제가 되는 사실은 대체로 논란 중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논란이 되는 사실을 설명할 때는 청중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무엇 때문에 논란이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논란이 확대되었는지, 그리고 논란이 진행된 결과 현재의 상황은 어떤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경우에는 청중과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본래의 목적인 설득 또한 전혀 달성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키케로는 청중과 독자에게 듣고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되도록 간략하게 사실을 기술하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나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이 이런 식으로 단순하게 진행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보편적인 원리(universal principle)와 구체적인 사례(specific example) 의 관계를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사실은 구체적인 사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례는 항상 보편적인 원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좀 더 쉽게 생각해봅시다.

고대 헬라스의 비극 작가인 아이스퀼로스(Aeschylus)의 <오레스테이아(Oresteia)> 3부작에 나오는 유명한 사례를 생각해봅시다.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례에서 우리는 “법률은 관습적인가 아니면 자연적인가”라는 보편적인 원리를 추상화(abstraction)할 수 있습니다. 추상화라는 말이 어려우면 일반화(generalization)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혹은 반대로 “법은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보편적인 원리에서 오레스테스(Orestes)의 구체적인 사례로 개별화(individualization)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구체적인 문제를 일반화하여 보편적인 문제로 제기할 수도 있고, 보편적인 문제를 개별화하여 구체적인 문제로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개별적인 인물이 휘말리는 개별적인 사건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것이 언제나 보편적인 상황으로 환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학 작가들이 글을 잘 쓰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문학 작품은 항상 보편적인 상황을 개별화하여 구체적인 상황으로 형상화합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보편적인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독자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독자를 설득하는데 성공한 작품이 바로 걸작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작가들은 본능적으로 수사적 기교를 습득하고, 자신만의 수사학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하고자 하는 바인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제시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이렇게 논란이 되는 사실을 설명하고 문제를 제기한 다음에는, 논증(demonstration)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논박(refutation)을 통해 상대방을 주장을 물리쳐야 합니다.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첫 번째 본론이라면, 논증과 논박은 두 번째 본론이 됩니다.

논증은 섞여 있는 사건이나 사태를 분류하여 그 관계를 보여주면서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 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이 물리학, 화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같은 개별 과학을 공부할 때 교과서 제일 첫 장에 나오는 “과학적 탐구 방법(how scientific research is done)”이 논증의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얽히고 설켜 혼돈 그 자체인 상황이라도 반복되는 패턴을 관찰할 수 있고, 그 반복되는 패턴에서 원인과 결과를 분리하는 것이 바로 논증입니다.

다른 식으로는 개념(concept)을 정의(definition)하여 논증할 수도 있습니다. 정의는 유개념(generic concept)과 종차(specific difference)로 이루어집니다. 유개념은 정의하고자 하는 개념을 포괄하는 한 차원 높은 개념이고, 종차는 개념이 유개념에 대해 갖는 차이점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유개념은 정의하고자 하는 개념보다 상위에 있고, 종차는 개념을 유개념에서 분리해주는 특징을 말합니다.

말이 어려워졌습니다만, 학생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Man is a political animal.”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유명한 인간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봅시다. 이 정의에서 개념은 “man”이고, 유개념은 “animal”이 되고, 종차는 “political”이 됩니다. 유개념인 “animal”은 당연히 개념인 “man”을 포함하는 더 넓은 외연(denotation)을 지닙니다. 한편 종차인 “political”은 유개념인 “animail”과 개념인 “man”의 내포(connotation)를 구분해주는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논증을 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키케로의 말처럼 신의 계시나 권위와 명예를 지닌 사람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점은 이 글을 읽는 학생들 모두가 인정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논증의 방식은 “이성적이고 연역적이고 분석적인 수학적 논증”과 “경험적이고 귀납적이고 종합적인 과학적 논증” 두 가지뿐입니다. 이 두 가지 논증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쓴 “영어로 글 잘 쓰는 법 (1) – 논리란 무엇인가”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논박은 상대방의 전제(premise)를 공격하는 것이 핵심 입니다. 지하가 무너지면 지상의 건축물이 서있을 수가 없듯이, 전제가 무너지면 전제를 기초로 쌓아 올린 모든 논리 체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상대방의 주장에 숨어 있는 전제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전제를 논파하는 것이 바로 논박입니다. 물론 개별적인 논증의 근거는 따로 논박해야 합니다. 무릇 논증은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근거가 무너지면 사슬이 끊기는 것처럼 전체 논증이 무너지게 됩니다.

본론을 구성하고 조직하는 방식 역시 중요합니다. 말과 글을 구성하고 조직하는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중과 독자를 설득하는데 효과적인 방식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컨대 키케로는 어떤 주장을 공격하고 무너뜨려야 하는 원고측 변호사와 반대로 어떤 주장을 방어하고 지켜야 하는 피고측 변호사 를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 원고와 피고는 서로 입장이 상이한 만큼 그들을 옹호하는 변호사가 구사하는 말과 글의 구성과 조직 역시 상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고측 변호사는 사건의 줄거리를 제시하면서 개별 증거를 내놓고, 관련된 자료를 언급하면서 단칼에 결론을 내립니다. 또한 시민 재판관(요즘에는 배심원이나 판사)의 감정에 호소하면서 그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격렬한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반대로 피고측 변호사는 시민 재판관의 호감을 얻기 위한 말을 먼저 하고, 피고에게 동정을 불러 일으키는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또한 피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지 않는 대신 재빨리 언급하고 지나가거나 다른 사건에 묻혀 중요하게 보이지 않도록 말합니다.

불리한 것을 말하지 않는 것과 간략하게 말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말하지 않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나 무지 때문이지만, 간략하게 말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관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은 당연히 이러한 수사가 무척이나 치사하고 비열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이러한 수사는 엄청나게 자주 사용됩니다. 당연히 원고측 변호사는 이런 점을 드러내어 말해야겠지요.

마지막으로 결론은 본론에서 말한 내용을 요약(summary)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강조(emphasis)하고, 제안(suggestion)을 논평(comment)으로 언급하는 형식 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요약은 결론의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공격적으로 어떤 주장을 내세울 때는 결론에서 본론을 요약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강조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크게 언어적인 면과 주제적인 면이 있습니다. 언어적인 강조는 동어반복 같이 말로 하는 강조이고, 주제적인 강조는 논증에서 사용한 개념이나 논리를 청중이나 독자에게 다시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제안은 지금까지 내세운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 좀 더 큰 시야에서 이루어지는 언급입니다. 이러한 제안은 인유(引喩, allusion)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유는 이미 다른 텍스트에서 사용한 표현을 인용하지만,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유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김상용 시인의 유명한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마지막 연에 나오는 “왜 사냐건/웃지요.”라는 표현은 이백(李白)의 한시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나오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산중문답>에 나오는 “사람들은 내게 묻네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냐고, 웃고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저절로 한가롭네(問余何事樓碧山, 笑而不答心自閑)”라는 표현을 김상용 시인이 인용하여 더욱 멋진 표현으로 바꾼 것입니다. 이러한 인유의 사례는 아니지만, 글의 결론을 쓸 때 참고할만한 사례로는 The Economist 의 “Water : The dry facts”(Nov 5th 2016)라는 사설(leader)의 마지막 단락을 들 수 있습니다.

Getting water policy right will not only encourage everyday conservation; it will also stimulate the development of technologies such as artificial meat (which uses far less water than the real stuff) and cheaper desalination. The alternative is to prove Mark Twain right when he said: “Whiskey is for drinking; water is for fighting over.”

“물 정책을 바로 잡는 것은 일상적인 환경 보전을 활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물을 훨씬 덜 사용하는 인조육(人造肉)이나 더 저렴한 담수화 같은 기술의 개발을 촉진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대안은 마크 트웨인이 ‘위스키는 마시면 되지만, 물은 싸움을 일으킨다’라고 한 말이 옳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는 논평을 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이렇게 말을 맺으면 확실히 청중과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나아가 청중과 독자가 스스로 앞서 말한 것을 다시 한번 곱씹게 만듭니다.

수사가 무엇인지 어림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서양 문명의 수사학 전통은 대단히 유구하고, 요즘도 유럽과 북미의 명문 학교에서는 말하기와 글쓰기 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는 편입니다. 이러한 전통을 한번에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유명한 연설문이나 논설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논리와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참고 문헌]

1. Cicero, D. H. Berry (trans.), Defense Speeche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2. Cicero, D. H. Berry (trans.), Political Speeche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3. Cicero, Niall Rudd (trans.), The Republic and The Law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4. Cicero, P. G. Walsh (trans.), On Obligation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5. Cicero, P. G. Walsh (trans.), The Nature of the God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6. Cicero, P. G. Walsh (trans.), Selected Letter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8)
7. Caesar, Carolyn Hammond (trans.), The Gallic War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6)
8. Aeschylus, Christopher Collard (trans.), Orestei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2)
9. 키케로, 안재원 편역, <수사학 – 말하기의 규칙과 체계> (서울: 도서출판 길, 2006)